경희대 연구팀, 녹조 독소 ‘마이크로시스틴’ 호흡기 통한 인체 위험성 규명…안전 가이드라인 제시

박은정 교수팀, 실험동물 및 3D 인공 비강 모델 이용해 노출 허용량 도출

호흡기 흡입 독소, 비강 상피 통과해 간에 치명적 영향 미치며 1주일간 잔류 확인

“가습기살균제 사태 재현 않도록 환경 유해 인자 관리 철저해야” 강조

 

 경희대학교(총장 김진상) 의과대학 박은정 교수 연구팀은 임상연구팀(김진배, 최천웅, 이문형 교수)과 함께 최근 급증하고 있는 녹조에 함유된 ‘마이크로시스틴’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국민 건강을 위한 안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동물과 3D 인공 비강 모델을 이용해 마이크로시스틴의 ‘전수생존농도’와 ‘인체무영향농도’를 제시하고, 녹조의 위험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노출허용량’을 도출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남조류의 증식이 빨라지면서 녹조 문제는 전 세계적인 환경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남조류에 함유된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강가나 바닷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낙동강 주변 지역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중요 이슈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기존 연구는 주로 오염된 식수 섭취를 통한 독성 연구가 이루어져 식수에 대한 안전 기준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녹조 발생 시 물안개, 미세 물방울 형태의 에어로졸이나 미세먼지를 통해 이 독소가 공기 중으로 퍼져 사람의 호흡기(코, 폐)를 통해 체내로 흡입될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흡입에 대한 정확한 독성 수준과 인체 안전 기준이 없어 과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가이드라인 제시가 절실한 상황이었다.

 

 경희대 연구팀은 가장 먼저 마이크로시스틴을 함유한 에어로졸의 크기를 점검한 결과, 대부분이 호흡기를 통해 유입이 가능한 약 5㎛(마이크로미터)임을 확인했다. 이후 인체의 코 내부와 유사하게 조성한 3D 인공 기도 상피 모델을 이용해 흡입된 마이크로시스틴이 비강 상피를 통과하는지 확인했다. 실험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은 노출 후 3시간 만에 점액 분비를 증가시키고 비강 상피로 침투하는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마이크로시스틴이 비강 상피를 통과하여 타 조직으로 이동(Translocation)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급성 독성 값을 확인하기 위해 수컷 마우스의 비강에 ㎏당 30, 150, 300마이크로그램(㎍/㎏) 용량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을 1회 투여한 결과, 150마이크로그램과 300마이크로그램에 노출된 그룹에서 사망 동물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시스틴이 호흡기를 통해 단회 노출되었을 때의 전수생존농도를 ㎏당 150마이크로그램 이하로 결정했다. 이 수치는 해외 연구자들이 제시한 농도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반복 노출 시 안전한 농도를 제시하기 위한 추가 실험에서 연구팀은 수컷과 암컷 마우스에 ㎏당 10, 50, 100마이크로그램의 용량을 비강으로 주 1회씩 총 4회 투여했다. 그 결과 100마이크로그램을 두 번째 투여한 후 약 2시간 만에 사망 동물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마이크로시스틴에 더 민감한 경향을 보였다. 예상과는 달리 폐 조직 내 병변은 미미했으나, 사망하거나 사망 직전인 모든 실험동물에게서 간울혈이 관찰되었다. 간에서 주로 생산되는 급성 염증 마커인 C-reactive Protein의 농도가 폐 내에서도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간 독성 관련 혈액생화학적 지표도 뚜렷하게 증가했다. 10마이크로그램의 용량에서도 단핵구의 신장 침윤이 유의미하게 관찰되었고, 최고 용량인 100마이크로그램에 노출된 마우스의 간 조직에서는 괴사성 세포 손상과 라멜라 바디(Lamellar body) 유사 구조, 지방 방울(lipid droplet), 콜라겐 섬유 등이 관찰됐다. 라멜라 바디 유사 구조가 간 조직에서 발견된 것은 마이크로시스틴에 의해 간세포의 내부 구조와 지방 대사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마이크로시스틴 흡입과 간울혈로 인한 실험동물의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100마이크로그램의 마이크로시스틴을 1회 및 2회 투여한 후 간 조직 내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마이크로시스틴은 2차 투여 후 2시간에서 적출한 간 조직에서 뚜렷하게 증가했으며, 1차 투여한 마이크로시스틴은 투여 후 1주일까지 간에 잔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간 조직 내에서 변화된 유전자를 마이크로레이어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세포 스트레스 반응 관련 유전자의 발현은 증가하고, 간 세포 기능 유지에 기여하는 microRNA 122의 발현은 급격히 감소함을 확인했다.

 

 박은정 교수 연구팀은 마이크로시스틴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된 후 1주일까지 간 조직에서 잔류하고, 식품이나 음용수를 통해 유입된 마이크로시스틴 또한 간에 축적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모든 노출 경로를 포함한 마이크로시스틴의 인체 노출 총허용량을 10마이크로그램 미만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은정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같은 예상치 못한 국민의 고통이 재현되지 않기 위해 기후 온난화에 의해 증가할 수 있는 환경 중 유해 인자에 대한 관리가 보다 철저히 준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성 2025.12.01 09:58 수정 2025.12.0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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